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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끔은...(cej6239319 08/.08.07)

단 미 방 2008. 5. 8. 18:40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다 ... 이정하

      햇볕은 싫습니다.
      그대가 오는 길목을 오래 바라볼 수 없으므로,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비에 젖을수록 오히려 생기 넘치는 은사시나무,
      그 은사시나무의 푸르름으로 그대의 가슴에
      한 점 나뭇잎으로 찍혀 있고 싶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그대.
      비 오는 날이라도 상관없어요.
      아무런 연락 없이 갑자기 오실 땐
      햇볕 좋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제격이지요.


      그대의 젖은 어깨, 그대의 지친 마음을
      기대게 해주는 은사시나무. 비 오는 간이역,
      그리고 젖은 기적소리.
      스쳐 지나가는 급행열차는 싫습니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버려
      차창 너머 그대와 닮은 사람 하나 찾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그대처럼 더디게 오는 완행열차,
      그 열차를 기다리는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출처 : 삶을 소나타처럼
글쓴이 : hone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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