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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승무(僧舞) /조 지훈

단 미 방 2008. 5. 8. 18:08

     

     

     

     

     

     

     

     

     

    승무(僧舞)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빰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출처 : 삶을 소나타처럼
    글쓴이 : hone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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