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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화상 / 윤동주

단 미 방 2008. 5. 8. 18:10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출처 : 삶을 소나타처럼
글쓴이 : hone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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