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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길 / 윤동주(cej 08.12.14)

단 미 방 2008. 5. 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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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돌아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출처 : 삶을 소나타처럼
글쓴이 : hone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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