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후에-전인권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편에
빨간 석양이 물들어 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
집으로 하나 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저 석양은 나를 깨우고
밤이 내 앞에 다시 다가오는데
이젠 잊어야만 하는 내 아픈 기억이
별이 되어 반짝이며 나를 흔드네
저기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에
커다란 울음으로도 달랠 수 없어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오늘밤엔 수많은 별이
기억들이 내 앞에 다시 춤을 추는데
어디서 왔는지 내 머리 위로
작은 새 한 마리 날아가네
어느새 밝아 온 새벽 하늘이
다른 하루를 재촉하는데
종소리는 맑게 퍼지고
저 불빛은 누굴 위한 걸까
새벽이 내 앞에 다시 설레이는데
이 노래는 원래 1976년 스코틀랜드의
포크 로커 'Al Stewart'가 부른
"The Palace of Versailles"를 번안한 곡입니다.
번역되어진 노랫말과는 달리..
원곡은 파리의 어느 카페에서..
바스티유의 담벼락을 보며 보나파르트 로베스피에르 등
프랑스 혁명의 자취를 회상한다는 내용의..
혁명의 비장함과 인간세의 허무함을 다룬
조금은 무거운 내용의 노래입니다.
그러나 노랫말은 달라도 주제는 달라도..
전인권의 이 노래 역시 비장하고 허무하긴 마찬가지..
당대의 보컬리스트 전인권의 역량이 집약된..
가히 최대 역작이라 부를 만한 노래입니다.
전인권이 마약 복용으로 형 집행 후 가진
전국 순회 콘서트에서 마지막 곡으로
두 손을 모아 마이크를 잡고 이 노래를 토해내던..
퀭한 눈의 귀기 어린 모습 앰프에서 뿜어나오는..
온몸을 할퀴는 듯한 사자후에..
온몸에서 터져나오는 그 감동을 아직 기억합니다.
노래를 부른 그는 기억할까요.
듣는 사람의 가슴을 날카로운 창처럼 뚫어 버린..
그 날 그 귀신들린 소리 이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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