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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 어머니 / 이효정

단 미 방 2008. 5. 8. 22:31


       

             우리 어머니 / 이효정


        1) 긴머리 땋아틀어 은비녀 꽂으시고

            옥색치마 차려입고

            사뿐사뿐 걸으시면

            천사처럼 고왔던 우리 어머니
            여섯남매 배곯을까 치마끈 졸라매고

            가시밭길 헤쳐가며 살아오셨네
            헤진옷 기우시며 긴밤을 지새울 때

            어디선가 부엉이가 울어대면은
            어머님도 울었답니다


        2) 긴머리 빗어내려 동백기름 바르시고

            분단장 곱게하고

            내손잡고 걸으실 때

            마을어귀 휜했었네 우리 어머니
            여섯남매 자식걱정 밤잠을 못이루고

            칠십평생 가시밭길 살아오셨네
            천만년 사시는줄 알았었는데

            떠나실 날 그다지도 멀지 않아서
            막내딸은 울었답니다

         

       

       

       

       

                  우리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스물 하나.... 당신은 고개를 두 개 넘어 얼굴도 본적 없는

                         김씨댁의 큰아들에게 시집을 왔습니다.


      스물 여섯.... 시집온지 오년만에 자식을 낳았습니다

                         당신은 그제서야 시댁 어른들한테 며느리 대접을 받았습니다. 
       

      서른 둘  ....  자식이 밤늦게 급체를 앓았습니다.

                         당신은 자식을 업고, 읍내병원까지 밤길 이십리를 달렸습니다.


       마흔   ........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당신은 자식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자식의 외투를 입고

                         동구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자식에게 당신의 체온으로 덥혀진 외투를 입혀주었습니다.


       쉰 둘  ......  자식이 결혼할 여자라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당신은 분칠한 얼굴이 싫었지만 자식이 좋다니까

                         당신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예순    ...... 환갑이라고 자식이 모처럼 돈을 보냈습니다.

                         당신은 그 돈으로 자식의 보약을 지었습니다.


       예순 다섯...  자식내외가 바쁘다며 명절에 고향에 못 내려온다고 했습니다.

                          당신은 동네 사람들에게 아들이 바빠서 아침 일찍 올라갔다며

                          당신 평생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습니다.



                     오직 자식하나 잘되기만을 바라면 살아온 한평생

                     하지만, 이제는 깊게 주름진 얼굴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출처 : 삶을 소나타처럼
글쓴이 : hone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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